최근 거리에 빠르게 늘어나는 교통수단이 있다. 2018년 공유 자전거의 도입 이후 2019년 말부터 씽씽, 킥고잉 등의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운영하기 시작한 '전동 킥보드'로 대표되는 퍼스널 모빌리티이다. 이는 원하는 목적지까지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모빌리티로써 도심 보행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2021년 초 기준으로 약 200만 명의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앞서 말했듯 전동 킥보드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여 대중들의 눈길을 끌게 된 것은 불과 1~2년 사이의 일로 약 10여 개의 업체가 '전동 킥보드'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 내에서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활용이 주중에 출퇴근의 일상적 목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됨에 따라서 더욱 대중화에 힘이 실렸고, 현재는 출퇴근 시간대를 넘어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전 시간대에 활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존의 버스, 지하철 등 퍼블릭 모빌리티를 보완하고 대처하는 방식으로 근거리 이동 시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도시경관과 보행환경을 헤치는 풀어야 할 문제점 및 쟁점들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전동 킥보드의 사고나 상해와 관련된 기사들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안전, 도시미관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실제 무분별하게 확산된 전동 킥보드는 그 편의성과 별개로 통행방해, 주차 등에 대한 면밀한 고민 없이 시행되어 시민들의 보행에 방해가 되는 불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며, 초기에 특정 구간에 주차할 필요가 없다는 특성으로 인해 도로는 전동 킥보드로 인해 마구잡이로 점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도시에서 도로(차도 및 인도)는 도시의 골격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모든 보행자의 보행 및 통행 편의 가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장소이며, 도로환경은 도시경관에 있어 기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유' 모빌리티의 명칭 속에 있는 '공유'라는 의미는 단순히 사용자와 사용자 간의 소비재를 '공유'하는 개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 이전에 모빌리티는 도로와의 관계를 고려하고 그 규칙을 공유해야 하고, 도시 환경 및 질서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고 공간을 나누어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도로환경을 저해하는 현재의 행태는 최근 1~2년간 기업의 가치와 이윤을 위해서 우후죽순 생겨난 전동 킥보드 경쟁이 시작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도입되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거기에는 "모빌리티의 통행 영역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 "기존 도로의 영역을 활용한다면 그 범위를 어디까지 하며 안전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전동 킥보드들은 보행자들에게 어떤 편의성을 줄 것이며 만약 생겨날 피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수많은 킥보드들은 도시 가로경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렇듯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공유 모빌리티'가 자연스레 도시에 정착할 수 있기 위한 수많은 질문들이 결여되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자 최근 들어서 지자체와 업계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과 규제를 시행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서울특별시 정차, 주차위반 차량 견인 등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을 마련하여 계고 후 3시간 이내에 수거하지 않은 킥보드에 대해 견인 및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문제점 대응을 위해 킥보드 거치 시설 및 주차공간 마련에 대한 방안을 뒤늦게나마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노력이 문제에 대해 급한 불을 끄는 식의 대응이 아니라 진정으로 도시미관과 환경을 헤치지 않고 도시에 정착할 수 있도록 깊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글 : 전동킥보드 주차에 대한 사례 및 대안, https://blog.naver.com/nearby_arch/222315523072)
이에 대한 여담으로 전동 킥보드의 역사에 대해 말해보자면, 최근 신기술로 인해 생겨났다고 생각되는 '전동 킥보드'는 이미 상용화된 지 100년이 넘은 기술이다. 현대적 개념의 킥보드 상용제품은 1915년 등장하였는데, 미국 최초의 양산형 모터 킥보드인 '오토 패드'이다.
1913년 설립된 뉴욕의 '오토 패드 컴퍼니'에서 생산한 이 킥보드는 현재와 비슷한 형태뿐만 아니라 시속 약 56km의 속도와 함께 배터리 전기로 구동하는 모델이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오토 패드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끌었으며 미국 뉴욕 우체국에 도입되어 우편배달에 사용될 정도로 상용화되었다.
이러한 선풍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1915년 시작된 오토 패드의 열기는 1921년, 약 6년간의 활용 이후 생산이 중단되면서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여러 사용 불편, 높은 가격으로 인한 대중화 문제 등의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시의 질서와 환경을 헤치는 사회적 문제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미흡했던 당시 도로교통 체계 속에서 무법자처럼 돌아다니던 오토 패드는 도로의 위험을 야기하였으며, 법규의 미비함으로 인해 수많은 사고와 문제점을 일으켰다.
그 이후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 현대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과 놀랍게도 닮아있다. 우리는 과연 100년 전 미국에서 일어난 문제들을 그대로 답습할 것인가? 아니면 역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새로운 기준과 사회를 만들 것인가? 지금 그 기로에 서서, 이에 대한 여러 대응책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출처 :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01030/103707967/1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PHCS6LED
출처 :https://www.venturesquare.net/787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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